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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전하는 청담도끼의 서울마주협회장배

한국경마가 저대로 모습을 갖춘 것을 굳이 따지자면 88올림픽을 치르고 과천경마장으로 이사한 후부터라 하겠다. 1945년 해방 후 신설동경마장에서 다시 시행된 한국경마는 6.25동란으로 3년 11개월 중단됐다가 1954년 뚝섬경마장을 개장하면서 재개했다. 뚝섬경마장이 한국경마의 새로운 요람이였으나 그 시절만 해도 일부 경마마니아들만이 드나들던 폐쇄된 모습이었다. 겉모습만 봐서야 한국경마가 발전했다하기엔 어려웠고 혼란했던 시절이었다. 실제로 한국경마에 현대화를 시작한 것은 1989년 9월 뚝섬시절을 마감하고 과천경마장으로 옮긴 후부터였다. 현대식 대형건물을 짓고 외형을 갖췄다면 내실을 다진 기점은 그로부터 3년 후 1993년 단일마주제에서 개인마주제로 전환이겠다.


당시 도하 스포츠신문에는 마주란 생소한 단어가 도배를 했고, 제1기 마주 400여명이 탄생하는 한국경마의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첫 마주들이야말로 시대를 앞서가는 파이오니아들이었다. 속내를 트지 않은 사이에선 경마란 말조차 금기어라 꺼낼 수도 없었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그해 창설된 마주협회를 기념하는 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가 10월 제1회가 열렸는데 어느새 27회를 맞는다. 감회가 깊다. 이제 한국경마도 개인마주제가 건강하게 탄탄히 뿌리를 내린 것일까. 마주들의 위상에 대해 팬들은 생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마주협회장배 초기에는 정상급 외산마들의  2000m 장거리경주로 출발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서울경마장의 내 노라는 명마로 등재 될 수 있었다. 올드팬들 기억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명마를 부지기수로 배출했다. ‘거창(안 병기)’, ‘아침누리(김 윤섭)’,‘부움(우 창구)’ ‘섭서디(박 수홍)’, ‘동반의강자(최 범현)’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심쿵한 명마들이 이대회 우승마들이다. ‘마주협회장배’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한 시절 최고의 명마로 군림했고, 꽃샘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쯤이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마들이다. 

2012년 제20회부터 마주협회장배는 외산마에서 국산마 대상경주로 전환되었다. 국산마시대를 열려는 국산마 생산 장려책의 일환이라 모두들 환영했다. 다만 거리가 1400m로 단거리경주로 바꿨고, 더 나가 23회 때부터는 아예 1200m로 거리를 내려 스프린터 발굴 경주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팬들 사이에서 많은 불만이 터져나왔었다. 전통과 관록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빛을 내고 쌓여가야 하는데 불구하고 마사회의 갈팡질팡하는 정책의 변화 때문에 그랬다. 값비싼 전통을 한 순간 서슴없이 내동댕이쳤다는 비난이었다. 대상경주의 전통은 갈고 닦아가야 한다. 마사회가 수많은 전통의 대상경주를 통째로 바꾸어왔다. 팬들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대상경주는 팬들의 축제일뿐 아니라 경마관계자들 모두의 잔치다. 어느 대상경주든 회를 거듭할수록 흐른 세월만큼의 전통이 쌓여야 한다. 경마장을 잠시 떠났던 팬들도 전통적인 대상경주가 펼쳐지는 날이면 그날을 잊지 못해 경마장을 찾아야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전통을 쌓을 틈을 주지 않게 모양도 내용도 묻지도 않고 바꿔왔다. 단거리에서 뛰어난 경주마가 있고, 중거리에 두각을 보이는 경주마가 있고, 장거리에서 빛을 내는 경주마가 각기 다르다. 다양한 거리에서 다양한 경주마들의 다양한 경주를 보는 재미 때문에 팬들이 경마장을 찾는다. 한국경마가 추구해야할 시대적 사명을 망각한 채 얼마 전까지 단거리경주 일색의 한국경마는 추락했다. 마사회가 요즘 들어 일탈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 주 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제27회 서울마주협회장배 일요일 제9경주 혼합오픈경주로 1200m거리에서 펼쳐진다. 총 13마리가 출전한 가운데 국산마가 5마리 외산마 8마리가 출전해 최강의 스프린터를 가린다. 레이팅 67에서 130까지 폭 넓게 출전했다. 암말 세 마리는 55kg 등짐을 수말, 거세마는 나이불문하고 57kg의 등짐을 일괄적으로 지고 나선다. 국산마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외산마와 구분 없이 같은 등짐을 진다. 더더구나 게이트가 열리면 1분 12초대에 마무리될 단거리 경주라 모든 출전마들의 시종일관 전력투구는 피할 수 없겠다. 

인기는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부산경마장의 트리플나인에게 우승을 내줬던 8청담도끼(미 거 5세 19전/12/4 안토니오)가 모아주겠다. 그랑프리 이후 3개 월 만에 주행검사를 다시 받고 임기원기수와 결별하고 안토니오 기수와 출전한 청담도끼는 레이팅에서도 가장 높은 130이다. 빠른 출발로 장거리까지 섭렵했던 만큼 새해 첫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겠다. 물론 모든 도전마들이 찬스만 포착되면 결코 물러서지 않을 신예들이나 노장들이 즐비해 끝까지 난타전을 피할 수가 없겠다.

초반 인코스에서 무섭게 내뺄 2가온챔프(국산 수 4세 9전/7/1 문세영)와 외곽의 13신의명령(국산 암 4세 16전/5/5 임기원)이 불가피하게 8청담도끼와 선두권에서 경주를 풀어가겠지만 두 마리 중 누가 살아남아서 2위라도 챙길 것이냐, 그대로 무너진다면 인코스에서 경제적 진로를 모색하면서 기회를 노려 역전에 나설 1마스크(국산 수 4세 15전/6/5 김용근)와 청담도끼 옆에서 출발하는 9천지가(미 거 6세 18전/8/0 신형철)가 막판 역습에 나설 수 있겠다. 8청담도끼의 우승에 기대를 걸고 2착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새해 8청담도끼의 무운에 승운이 더하길 바란다. 




2019.03.15 12031:1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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